풀무원이 가장 주력하는 면발이 탄탄한 반전제면 가쓰오우동을 먹어 보면 보통 한국형 우동과 방향성이 다름을 알 수 있다. 일본에서 먹는 굵고 힘 있는 우동을 최대한 재현하려 한 게 느껴진다. 원래 특정 국가의 음식은 그 국가에 다녀온 사람이 많아질수록 대중화된다. 베트남 항공편이 증편되자 몇 년 후 베트남 쌀국수집이 많아진 것과 같다. 그 면에서 반전제면 가쓰오우동은 한국인의 일본 방문이 폭증한 요즘에 잘 어울릴 듯하다. 일본 여행이라도 다녀와서 일본의 맛이 그리울 때 반전제면 가쓰오우동을 먹는 식이다. 한국 생산이니 당연히 '완전 일본 맛'이라고 할 순 없지만, 별도의 일본산 쯔유 등을 쓴다면 진지한 일본풍 우동이 될 것 같다.
다른 우동도 매력적이다. 모찌모찌 우동과 가락우동은 그 맛을 좋아하거나 기억하는 사람들에게 충분히 다가갈 매력이 있다. 가락우동은 레트로 식감이라고 해도 될 만큼 옛날 즉석우동의 질감이 잘 살아 있다. 약간 오뎅국물이 연상되는 맑은 국물까지(실제로는 오뎅국물보다는 훨씬 잘 우렸다). 가끔 고속도로 휴게소 우동을 먹기 위해 고속도로에 가고 싶어질 때가 있는데 가락우동과 함께라면 그럴 필요가 없겠다. 모찌모찌우동 역시 요즘 식감이라고 해도 될 만큼 요즘 번화가 식당에서 나올 법한 식감이 구현되었다.
원래 면은 겨울에 더 맛있다. 면을 식히는 물이 더 차서 면을 더 쫄깃하게 만들 수 있기 때문이지만 기능적인 이유만이 전부는 아니다. 차가운 공기 사이로 피어오르는 면 끓이는 김, 그를 따라 모락모락 올라오는 국물의 향, 젓가락으로 면을 들어올렸을 때의 그 기대감, 따뜻한 면이 목을 미끄러져 내려갈 때의 그 온기, 한 그릇을 다 비웠을 때의 따뜻한 포만감. 그 모든 게 모여 겨울 면의 추억이 만들어진다. 풀무원의 우동 3종은 추운 겨울을 잘 보내주는 즐거운 추억의 재료다. |